하루 내내 비
수채화 같은 창 밖의 세상을 보며
너를 생각한다.
네가 꿈을 꾸기엔 이 세상이 너무 춥고
너를 노래하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
몇 시쯤 되었을까
너를 처음 만난 그 겨울엔 눈이
무척이나 많이 내렸지
네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
너는 무얼 하는지
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
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
조동진의 ´제비꽃´을 들으며
너를 생각한다.
거리엔 하나 둘 등이 켜지고
비는
그치질 않고.
네가 살아가기엔 이 세상이 너무 우중충하고
너를 담아두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
몇 시쯤 되었을까
조그만 가방 속에 늘 누군가의
시집 한 권을 넣고 다니던 너는
참 맑은 가슴을 가졌지
너는 무얼 하는지
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
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
언젠가 네가 놓고 간 분홍 우산을 보며
너를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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